'2008/06/08'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08/06/08 운영을 잠시 쉽니다. (14)
  2. 2008/06/08 물건 (20)
  3. 2008/06/08 결혼식 (36)
  4. 2008/06/08 길이 (15)
  5. 2008/06/08 히어로 모드 (18)
개인사정으로 전파만세의 운영을 일주일 정도 쉽니다. 많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 대신 리라하우스 산하의 전파만세 자매 블로그, 괴담천국이 다시 운영을 준비 중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역시 여름이 오긴 왔는지 요새 아침 해, 정말 빨리 뜨는 것 같아요. 새벽 5시 반인데도 벌써 이미 환하더군요.

물건

창작개그 2008/06/08 20:08

주문생산방식 한정 프리미엄급 명품으로 태어나

귀중품으로 취급받다

소모품으로 사용되고

신 모델에 밀려 교체된 이후

노후되어 잔고장에 시달리다

폐기물로 땅에 묻히는,


인간의 삶.

결혼식

5ch 컨텐츠 2008/06/08 18:25

1년 전에 결혼하여 결혼 생활을 보내고 있던 친구 부부의 결혼식 이야기.

친구 부부도 원래는 당연히 멋진 결혼식을 할 예정이었지만, 신랑의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해서 빚을
떠안았기 때문에 신랑의 결혼자금도 거기에 써버리게 되었고 결국 결혼식을 치르지 못했다. 변변한
혼수도 마련하지 못하고 검소한 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정작 그 부부는「결혼식은 나중에 제대로 하지
뭐」하며 행복하게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녀석들은 정말 좋은 녀석이었기에 조금 안타깝다고 생각한 우리 친구 일동은 마을회관을 빌리고
드레스도 헌 옷 가게에서 저렴한 드레스로 구입하여 다시 제대로 손을 봐, 조금은 초라하지만 나름대로
그럴듯한 결혼식을 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은사님이나 신랑 신부의 부모님에게도 몰래 연락을 해, 신랑 신부에게 결혼식을 써프라이즈 선물.
두 사람 모두 정말 기뻐해 주었……지만-


술이 좀 들어간 신부 아버지가, 신랑의 아버지를 향해

「너 때문에 우리 딸이 이런 시시한 결혼식을 올리게 됐다!」

신랑을 향해

「결혼자금을 부모를 위해서 사용하다니, 너는 내 딸보다 네 부모만 챙기는 놈이구나. 내 딸이 불행해
   졌으니 내 딸을 돌려내라!」

하며 큰 소리로 폭언을 쏟아냈다. 그 행동에 신랑 어머니가 격노.

「확실히 저희 쪽이 아들의 결혼자금을 빌린 것은 잘못했지만, 그쪽도 ○○(신부)가 모은 돈을 한 푼도
   결혼에 보탠 건 없잖습니까. 결혼자금은 우리 아들이 혼자서 모은 것입니다. 아들의 돈을 아들이 어떻게
   하든지 그걸 사돈댁이 말씀하실 이유는 없습니다!!」

라고 반박. 그래도 아내를 말리면서 제가 잘못했습니다, 라고 고개를 숙이는 신랑 아버지에게 신부 아버지는
술을 뿌려버린데다 신랑 어머니를 냅차 밀쳐버렸다. 신부 어머니가 부랴부랴 사과했지만 신부 아버지에게
밀쳐진 신랑 어머니와 부딪혀 둘은 요리가 차려진 테이블 위로 요란하게 넘어졌다. 테이블 다리가 부러지고
마루는 엉망이 되고, 마을회관과 테이블을 빌린 주최자는 비명을 지르고…

은사님은 간신히 부모님들을 말린 후 돌려보냈고, 신랑신부가 울먹이며 사과와 함께 청소를 하려했지만
그걸 말린 후 미리 예약을 잡아둔 시내의 호텔로 데려갔다.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이 대청소.
모두가 불행해졌다.

차라리 괜한 일을 해버렸다, 라는 것이 친구들 모두의 반성이었다. 신랑, 신부에게도 사과했지만
「무슨 소리. 정말 기뻤어. 고마워」라는 말을 듣고는 눈물이 나왔다.

솔직히 신부의 아버지가 그런 반응을 보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드레스는 제대로 손을 본 덕분에 절대
그 어떤 드레스에도 꿀리지 않을만큼 회심의 역작이었데다, 확실히 초라한 마을회관에다 친척도 부를 수
없었던 결혼식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예 결혼식을 올리지도 못하는 것보다는 딸의 드레스차림을
볼 수 있었기 때문에 기뻐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신랑에게 들었지만, 신부가 처녀시절 모은 돈은 그 신부 아버지가 오디오인지 뭔지의 매니아라서
자기 봉급은 전부 그쪽에 쏟아붓고, 딸(신부)의 봉급을 그 가족의 생활비로 썼었다고. 그래서 더이상 딸의
돈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결혼을 반대했었다고 한다.

차라리 사업에 실패한 신랑 아버지가 낫다는 생각이 든다.

길이

5ch 컨텐츠 2008/06/08 17:44
중학생 시절, 수학여행에 갔을 때 남학생들끼리 꼬추길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목욕시간을 앞두고 다들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졌고, 거기에서 왠지 한번 지존이 되고 싶었던 나는 아예 발기를 시킨 채 당당히 목욕
했다.

하지만 남자 중의 남자로서 군림하기를 바랬던 나의 바램과는 달리, 수학여행 이후 나의 별명은 호모가 되었다.

히어로 모드

5ch 컨텐츠 2008/06/08 17:38
내가 아직 초등학생이었던 무렵, 증조 할아버지와 집을 보고 있었다.
둘이서 차를 마시면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젊은 남자가 집에 들어오더니
부엌칼을 들이밀며「돈 내놔!」하고 위협적인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증조 할아버지는 젊었던 시절부터 수십년간 검도를 해오신 분이었기에, 완력에는 자신 있어서
「늙어도 아직 나는 죽지 않았다!」
라며 방의 목검을 들고나와 강도를 향해 내리쳤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발을 잘못 내딛어 넘어지셨고, 옆의 선반에 머리를 부딪혀 기절했다.
하지만 운 좋게 미끄리지며 목검은 강도의 무릎에 제대로 히트!

무릎을 움켜쥐며 주저않는 강도를 보며 왠지「이건 이길 수 있다!」라고 생각한 나는 목검을 주워들고
강도의 코를 향해 몇 번이나 내리쳤고, 어린애의 힘이었임에도 역시 급소에는 효과가 있었는지 강도도
코피를 분출하며 기절.

그 후 필사적으로 증조 할아버지를 깨우자, 일어난 순간

「으음, 무승부였구나!」

아니, 아니에요. 제가 처리한 거에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증조 할아버지는 전혀 듣지 않고

「후, 꽤 상대하기 어려운 놈이었다···안심해라. 이제는 괜찮다. 빨리 경찰이라도 부르거라. 이 놈은 이 할아범이
  지키고 있을테니」

라며 완전히 히어로 모드에 들어가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말씀하시는 대로 한 결과, 왠지 증조 할아버지의
무용담이 되고야 말았다. 진상을 말하고 싶었지만 증조 할아버지의 그 뿌듯한 득의만면 얼굴을 보면 차마
말씀드릴 수 없었고 결국 돌아가실 때까지 증조 할아버지는 자신이 강도를 쓰러뜨렸다고 믿으셨다.

앞으로도 말할 생각은 없지만, 저 세상에서 뵙게되면 한마디 하고 싶은 생각도 든다

하지만 정말로 다시 뵙게된다해도, 역시 말할 수 없을 것 같다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