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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16 그때 그 시절 (42)
  2. 2009/02/16 예언 (25)
  3. 2009/02/16 기업이 원하는 인재 (53)

그때 그 시절

5ch 컨텐츠 2009/02/16 21:52
내가 다녔던 중학교는, 신흥 주택지에 위치한 곳이라 대부분 학생들도 풍족한 가정이 많았다.
성장환경이 좋았기 때문일까. 이지메나 왕따는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딱 한 명, 반에 모두가 인정하는 가난한 학생이 한 명 있었다. 7형제의 장남으로, 형제들도 워낙 많았고
부모님의 수입도 변변찮아 매번 급식비 대는 것도 힘겨워했다.

검은 색인 우리 학교 교복은 어디서 물려입었는지 녹색 빛이 감돌 정도로 낡은 지경이었고, 3학년이 되자
갑자기 키가 커서인지 상의가 작아, 팔의 3분의 1 가까이가 밖으로 나와있고 앞의 버튼도 닫을 수가 없는
상태였다.
 
그러던 어느 날, 쉬는 시간에 그의 교복이 급기야 등 한가운데 봉제선이 보기좋게 찢어지고야 말았다.
우리는 깔깔 웃다가, 웃으면서 바느질에 자신있는 여학생이 그의 교복을 꿰매어 고쳐주었다. 또 한 명은

「누구, 형이나 근처 사는 사람 중에 우리 학교 교복 갖고있는 사람 없어?」하고 이야기해서, 모두 각자
집에 돌아가 부모님이나 이웃들에게 물어 교복을 찾았다.

다음 날, 두 벌의 윗도리와 한 벌의 바지가 그의 책상에 놓여졌다. 그 날은 반 대항 배구 대회 날이었는데,
교복을 받은 그는 아주 기뻐하며 교복을 손에 들고는

「모두 고마워! 답례로 오늘은 내가 점수 다 딸께!」하고 소리쳤다.

석간신문 배달을 위해 항상 일찍 집에 귀가하던 그는, 어디서 배웠나, 싶을 정도로 배구의 명수였다.
그의 선언대로, 그는 혼자 몇 십점이나 되는 득점을 따내어 우리반은 우승했다.

승리의 그 순간, 남자들은 그에게 달려들어 축하하는 의미로 머리를 두드리거나 끌어안았고 마지막에는
헹가래.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여학생들은 또 왠일인지 모두 감동의 눈물.

참 좋은 시대였다.

예언

5ch 컨텐츠 2009/02/16 21:33
일본 전국시대 패권의 향방을 가른 세키가하라 전투.

전투를 앞두고 동군에서는 아츠미 겐고라는 인물을 척후병으로 내세워 서군 진영을 탐색하게 했다.
보고를 한 후, 그는 동료와 환담을 나누었다.

「이번 싸움은 우리가 이길 것이다」
「글쎄. 서군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이고, 무엇보다 지금은 안개가 짙어 진군조차 곤란하다. 도대체 무슨
   근거로 필승을 장담하는가?」

그러자 겐고는 웃으며 대답했다.

「핫핫핫, 이 정도로 큰 싸움, 패배한다면 선봉에 서있는 우리는 분명히 죽는다. 겁날 것이 없잖는가. 하물며
   헛돤 장담이었다며 비난할 사람조차 죽겠지. 하지만 이긴다고 예언해두었다가 진짜 이기면 싸움이 끝나고
   예지력이 있는 인물이라고 역사에서 평가받지 않겠는가? 하하하」

실제로 그는 이 일화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대학에서 실컷 놀면서도 별 무리없이 졸업할 수 있던 사람입니다.
다양한 커넥션을 이용하여 레포트를 제출하고 대출을 부탁할 수 있는 친구가 다수 있는 인물···

이런 인물은, 기업에서 교섭도 능숙하게 절충할 수 있으며 상품의 매력을 멋지게 어필, 계약을 따오겠지요.
영업 성적은 항상 톱 클래스.
물론 여성에게도 인기있지요. 즉, 여성에게 인기있는 인물=일을 잘 하는 남자입니다.

한편, 친구가 없는 고독남은 어떨까요?

이런 인물은 인사부터 잘 못 합니다. 상대의 눈을 보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화제거리가 없기 때문에, 별로
말도 잘 못합니다. 첫 인상은 최악입니다. 이 첫 인상은 마지막까지 악영향을 미치겠지요.

설령 운이 좋아 그를 받아주는 회사가 있다고 쳐도···

이런 인물은, 인간관계에서 극단적으로 저평가를 받습니다.
뭐 선천적으로 타인에게 전혀 흥미가 없다보니 어쩔 수 없겠습니다만 노력한다고 해도 다 커버를 할 수
없습니다. 귀찮은 대인관계도 나름대로 노력한다고는 하지만, 단언하건데 무리입니다.

회사에서는 입사한지 몇 개월이면 자신의 성격이 까발려져「그림자」,「괴짜」등의 평가를 받으며 음침한
평가를 받게 됩니다.

여성사원들에게 미움을 받는 탓에, 어쩌다 동료들끼리 바베큐 파티를 벌이기로 하는 등 분위기가 붕붕 떠도
「언제쯤 나한테 연락이 올까?」하고 불안하게 몸을 움츠려들 뿐··

며칠 후, 바베큐 파티 즐거웠어~ 등의 과거형 이야기만 들려옵니다, 그렇습니다, 이미 안중에 없습니다.

발렌타인 데이에는, 동료들에게 여자 사원이 하나둘씩 우정 초코렛을 전달합니다. 하지만 자신에게는 그것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가 되면 해고통보.
가끔,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정도. 거의 히키코모리 상태로 남은 삶을 끝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