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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5ch 컨텐츠 2009/02/26 22:14

알바하는 가게에, 25살이 되도록 한번도 남자를 사귀어 본 적 없는 얌전한 애가 있었다.

너무 성격이 착하달까 순하달까, 그래서 모두들 그녀에게 귀찮은 점심식사 주문을 시키기도 하고, 심지어는
엉뚱한 파견사원의 다단계 판매에 걸려들기까지. 모두가「걔는 사람이 좋아서, 무슨 말을 해도 절대 거절하는
법이 없어」라며 학창시절 이지메 마냥 바보취급하거나 귀찮은 일을 떠넘기곤 했다.

애초부터 상냥하고 좋은 여자라며 호감을 안고 있던 나는 이 아이라면 거절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라고
생각해서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휴일에 식사제의를 했다.

태어나 처음으로 여성에게 OK를 받은 나는 너무 기뻐서 가게를 여기저기 조사하는 등 치밀하게 사전준비를
하고 당일은 최대한 멋부린 후 번쩍번쩍 빛나는 차로 맞이하러 갔다. 분위기가 어색해지지 않도록 열심히
수다도 떨었고 식사도 멋지게 대접하고는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정말 즐거웠던 나는 몇 번이나 그녀에게 애프터를 신청했고, 그녀도 기쁘게 즐기고 있다고 생각했다.
점점 행복한 기분에 휩싸인 나는 이번에야말로 고백해야겠다, 하고 결심하며 다음 번의 식사제의를 했지만

「저, 사실 정말 힘들었어요. 앞으로는 더이상 이런 만남 없었으면 해요」
 
라는 말을 들었다. 그녀의 얼굴은 차마 다시 한번 부탁하기 민망할 정도로 필사적인 얼굴이었다.
거절을 못하는 성격으로서는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 겨우겨우 한 말이리라.

「어? 거봐! 마이씨, 마이씨도 잘 거절할 수 있잖아요. 앞으로는 하기싫은 일을 부탁받으면, 지금처럼 확실하게
   거절하세요. 그동안 마이씨, 무슨 말을 들어도 거절 못하는 거, 옆에서 보며 많이 걱정했어요!」
 
라며, 나는 마음 속에서 울음이 터질 것 같은 것을 간신히 참으며 최대한 밝고 힘차게 말했다.

그녀는 매우 마음이 놓인다는 얼굴로 몇 번이나 나에게 인사를 했다.
나에게 사랑받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그렇게나 기뻤던 것일까.

어제 이야기입니다. 이미 체념. 앞으로 평생 여자따위 사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체중계

5ch 컨텐츠 2009/02/26 20:27
우리 학교에는 음성 체중계가 있다.
 
신장을 입력하고 체중을 재면「당신은 너무 말랐군요」혹은 「조금 더 운동합시다」 등의 어드바이스를
해준다. 어느 날, 매우 뚱뚱한 여자애가 체중계 앞에서 울고 있었다.
 
걱정이 된 친구가 물었다. 

「왜그래?」
 
그러자 그녀가 대답했다.

「방금 전 이 체중계에 오르니까, "한 명씩 이용해주세요"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