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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15 아버지의 요리 (33)
  2. 2009/11/15 소원을 말해봐 (15)
진도0
 가족은 입맛을 다시고 거실은 따뜻한 공기에 휩싸인다.


진도1
 결코 맛있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적당히 먹을 수 있다.
 「앞으로도 내가 만들까?」라고 말하면, 아내는 기뻐하지만 아이는 가식적인 웃음을 짓는다.


진도2
 어느 정도 노멀하게 식사가 진행된다.
 「잘 익었네」,「맛은 뭐 나쁘지 않아」 등, 가족으로부터 적당한 칭찬을 들은 후 뒤에서「맛없어」
 「혼자 신났어」등의 비판이 나온다.


진도3
 한입 먹은 순간부터, 가족들 사이에 미묘한 침묵이나 어색한 공기가 흐른다.
 「나, 오늘 간식 과식해서…」등, 묻지도 않았는데 변명을 말하는 가족도.
 상냥한 아내가 무리하게 더 먹으려고 하는 것을 상냥한 아이가 만류하며, 내, 내가 먹을께! 하고
    말하는 바람에 언쟁 발생.


진도4
 기억에 남는 레벨. 아이는「짜다」,「이거 완전 생인데…」 등의 명언을 남긴다. 아내도 입에 발린
   칭찬따윈 하지 않는다.「어떤 레시피로 만들었어?」라고 물어와 2ch라고 대답하면「다음부터는 만들기
   전에 나한테 물어봐…」라는 식으로 말한다. 오직 근속 7년의 잡종 애견만이「주인님! 이것 맛있어요!
   맛있어!」하고 무리해서 짖으며 나의 마음을 진정시켜준다.


진도5약
 이미 입에 들어가기 전부터 실패의 냄새가 충만할 뿐만 아니라, 외형적으로도 그것이 재해 레벨임을
   알 수 있는 레벨. 기억에도 강하게 남는다. 아이는 먹는 것을 거부. 아내는 일단 입은 대지만「미안,
   이거 도저히 못 먹겠네」대량으로 만들어 버린 요리는 갈 곳을 잃고, 다 버리게 된 재료 탓에 아내는
   기분이 상한다. 배가 고픈 아이는 근처 편의점으로.  그러나 여기까지는 일단 뒷처리를 한 후 인스턴트
  등으로 가족의 단란함은 일단 유지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


진도5강
 이후의 레벨에서는 보통, 요리를 완성하는 것조차 어렵다.
 그 피해는 부엌에 큰 상처를 남기며, 화재 경보기가 울리는 일도 있다.
 구경하러 왔던 아이는, 부엌의 참상을 보자마자 피난.
 「어떤 레시피로 만들었어!?」라고 책망하듯 묻는 아내. 2ch라고 대답하자「두 번 다시 그딴거 보고
   만들지 마!」하고 질책받는다. 근속 7년의 잡종 애견만이「주인님, 괜찮습니다, 그렇게 우울해하지
   마세요」라고 위로해 준다.


진도6약
 기억이라기보다는 트라우마에 가까운 재해 레벨. 화재 경보기가 울리고, 흰 연기와 이상한 냄새가
   부엌 뿐 아니라 온 집안에 널리 퍼진다. 애는 집 밖으로 피난. 아내도 일단은 피난. 그러나 이 정도의
  재해를 일으킬 지경이 되었음에도 나는 아직 요리를 완성하는데 집착하게 된다. 근속 7년의 잡종 애견
  만이 남아「주인님! 위험합니다! 피난하세요!」라고 외친다. 부엌의 피해도 크고, 사용불능이 된 냄비나
  프라이팬도 있다.「어떤 레시피로 만들었어!?」라고 묻길래 2ch를 소개하면, 인터넷 계약을 끊어 더이상
  집에서 인터넷을 할 수 없게 된다.


진도6강
 이미 소동은 집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상한 냄새는 근처 사는 주민들에게도 퍼져 모두들「에?! 무슨 일 있습니까!?」하고 몰려든다. 집 밖으로
   피난한 아내나 아이들도 이미 분노를 넘겨 슬픔을 느낀다. 무엇인가에 취해 홀린 나는 아직 부엌에서
   그 요리의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엌의 피해는 이미 상당히 커서 사용된 냄비, 프라이팬에서 볼, 달걀,
   접시 등 모두 사용 불능. 세면대나 레인지 주변에는 복구 불가의 데미지가 남아 기능이 더이상 회복
   되지 않는 경우도.「어떤 레시피로 만들었어!?」라고 물을 때 2ch를 소개하면 아무 말 없이 그 즉시
   창문에서 PC가 내동댕이 쳐진다. 근속 7년의 잡종 애견만이 끝까지 나를 만류하며「주인님-! 그만두세요
   이제 그만두세요―!」하고 시종일관 울부짖는다.


진도7
 이상한 냄새와 검은 연기가 흘러넘쳐, 재해는 옆집 수준을 넘어 온 동네에 이른다. 소방차가 출동하고,
   부엌은 물론 온 집 안이 사용불능이 된다. 아내나 아이에게는 지울 수 없는 강한 트라우마를 남기고,
   가족의 이산가족화는 피할 수 없다. 이미 인간세상 밖의 무엇인가로 변화한 나는, 소방대가 물을 뿌려도
   아직 요리의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죽음을 각오한 근속 7년의 잡종 애견은「아무도 주인님에게 손대지
   말아라―!!」라며 최후의 힘을 쥐어 짜 소방대에 응전하고, 그 후 우리 집의 철거지에는 비석과 애견 동상
   하나가 지어진다.
377
나는 신이다
뭐든지 하나씩, 소원을 들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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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7
나랑 교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