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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19 뒤에서 큰 폭발음이 들렸다2 (169)
  2. 2010/01/19 1945년, 중국 내 일본 발전소 (8)
소설
「뒤에서 큰 폭발음이 들렸다. 나는 놀라서 뒤돌아 보았다」


휴대폰 소설
「콰쾅!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라이트노벨
「배후에서 강렬한 폭발음이 났으므로 나는 또 귀찮게 되었군, 이라던가, 도대체 녀석들은 밥 먹을 틈조차
   주지않는단 말이야, 따위의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뒤를 돌아보기로 했던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뒤에서 큰 폭발음이 울렸다. 아휴, 나는 사정했다」
 

이번에는 할머니에게 들은 옛날 이야기.

1945년 8월, 중립 조약을 깨고 소련이 공격을 시작했을 때, 할아버지는 설계기사로서 중국에서 발전소를
건설 중이었다. 그 덕분인지 징병을 당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 발전소는 거의 완성 직전이었다.

「소련이 곧 이 곳을 친다」
 
당시 이미 그 소문은 인근 일본인 마을에 다 퍼진 상태였고
일본군이 우리를 지켜주겠지? 여기 거주지는 다 어떻게 되는거야? 하며 모두들 떨었다.

하지만 관동군은 어느새 다 돌아가버린 상태였다. 언제나 잘난 척 하던 군인은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다.
간신히, 극도의 혼란에 빠져있던 개척단 총본부에서 지시가 내려왔다.

발전소 공사 무기 중지, 개척단은 시급히 일본 본국으로의 이주 준비.
건설 도중의 발전소 및 지하 군사기밀은 모두 파기할 것.

당시 인근의 마을에 있던 이들은 모두 발전소 건설 기술자와 인부, 그 가족들로 모두 일본인들이었다. 그들은
간신히 정착해서 그곳에서 일군 모든 것을 버리고 퇴거해야 했다. 최대한 빨리. 여기 남아있어봤자 소련군에게
강간당하고, 약탈당하고, 살해당할 뿐이라는 흉흉한 소문과 예측이 돌았다.

동료 수십명과 함께 발전소로 향하던 할아버지는 울부짖었다. 아직 아이었던 고모와 어머니를 거느린 할머니에게
한 자루의 칼을 건내주고는 말했다.

「나는 지금 발전소를 파괴하러 가야 돼. 그러나 그 전에 소련군이 먼저 이 마을을 덮쳐서 심한 꼴을 당할 지경이
  되면, 그 전에 그냥 모두 이 칼로 죽어」

할아버지들은 서둘러 발전소로 향했다. 다행히 아직 소련군의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다.
그날 아침은 여름인데도 안개가 진하고, 매미조차 울지 않을 정도로 온 세상이 고요했다.


할아버지들은 울면서, 완성을 눈 앞에 둔 발전소의 설계도를 모두 불태웠다.
그리고 역시 거의 완성되었던 시설의 핵심 부분을 파괴했다.

먼지투성이가 되어 돌아왔을 때, 다행히 아직 소련군의 공격은 없었다.
울어 지친 딸들을 마루에 재우고 할머니는 홀로 어둠 속에서 눈을 가늘게 뜨고 칼을 손에 꼭 쥔 채 정좌하여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가족은 말 그대로 가방 하나 들고 도망쳤다.

이미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오던 시기. 순식간에 땅이 얼기 시작했다.
길가에 나 있던 바싹 마른 당근들은 마치 사과와도 같은 맛이었다고.

별 이동수단 하나 없이 끝없이 계속되는 그 먼 길을 차가운 진흙 속에 발을 담가가며, 간신히 인산인해로 몰리던
항구까지 도착했다.

그러나 항구에는 중국인 인신매매단이 활개치고 있었다. 간신히 여기까지 왔건만, 그 혼잡한 와중에 지치고
복잡한 찰나 잠깐 손을 놓친 아이들은 인신매매단에 마구 납치당했다.
 
또 표를 사기 위해 가방 속에 챙겨왔던 얼마 안 되는 패물들은 모두 다 꺼내야했다.
그렇게 간신히 탄 일본행 배는 당시 마지막에서 두 번째 배. 마지막 배가 떠나도록 타지 못한 일본인들의 운명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그 날의 일에 대해 할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는 거의 없다. 할아버지는 그 날 일에 대해 말하는 것을 거절하셨다.

나는 생각한다.
 
그 생사의 기로에 놓인 공포 속에서, 얼마나 많은 슬픔과 분노와 절망을 두고 왔을까.

아득히 먼, 만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