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2/24'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7/02/24 테러리스트와 야껨 (9)
  2. 2007/02/24 어떤 고백 (18)
  3. 2007/02/24 결혼기념일과 야근 (25)
  4. 2007/02/24 그녀가 일하는 찻집 (16)


여러분.

저는 오늘, 플레이를 마친 야껨들을 중고가게에 팔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샀던 야껨 20개를 큰 가방에 빵빵하게 담아서 가고 있었는데 역에서 경찰이 잠시 나를
불러세웠습니다. 무슨 이유인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테러 경계 등의 이유로 지하철 이용 고객들의 가방을
수색하는 도중이니까 조사에 협조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뭐 수사에 협력하는 것은 시민으로서의 의무이니까 순순히 따랐습니다. 네.
그래서 역 내의 치안센터까지 가서 여자 경찰관도 지켜보는 가운데 가방을 개장.
그 때 경찰 여러분들의 어색한 표정은, 저는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 후, 형식적인 질문을 던진 순경은 어색한 분위기를 수습하려고 적절히 야한 농담을 건내기도 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저와 눈도 마주치려 하지 않았습니다. 뭐 지하철 내 치안센터에서 근무하는 경찰들에게
「최종 치한 전철」같은 야껨은 확실히 좀... 

여러분도 부디 조심하십시요.
그리고 테러리스트는 전원 쳐 죽어라.

어떤 고백

5ch 컨텐츠 2007/02/24 23:26


나  「OO오빠, 저랑 사귀어 주세요!」

상대 「미안해. 나는 단지 너를 여동생같이 생각했을 뿐, 이성으로는···」

나  「그럼···근친상간이라도 좋으니까!」


아···지울 수 있다면 지우고 싶은 기억입니다···


당시 입사 4년 차이던 내 첫 결혼기념일 날. 그러나 하필이면 그 날 회사에 문제가 생겨서, 아차하면 전 직원이
회사에서 다음 날까지 야근을 하게 될 판이었다. "결혼기념일이니 좀 보내주세요" 하는 소리는 감히 꺼낼 수 조차
없는 그런 분위기였다.

5시쯤 되었을까, T과장이 나를 불러내 봉투를 건내주며,

「이것 좀 K물산에 보내」

라는 것이었다. K물산은 좀 거리가 있는 거래처라서, 지금부터 차로 달려도 8시까지 댈 수 있을지조차 애매했다.
「대신에 그거 보내고나면 집에 돌아가도 좋아」라고는 했지만 바로 집에 간다고 해봤자 K물산에 그걸 보내고
나면 아무리 빨리 돌아가도 11시가 넘을 것이 분명했다. 아마 길이 막히는 것을 감안하면 더 늦을 것이 거의 확실
했다.

불평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알았습니다」

라고 말하고 봉투를 받았다. 내용을 한번 훑어보려고 하자 그것조차도
 
「내용은 차 안에서 보면 되잖아! 빨리 가기나 해!」

라는 무정한 T과장. 나 역시도 짜증이 폭발했기에 불만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목소리로

「다녀오겠습니다」

그렇게 과 내의 다른 직원들에게 동정의 눈빛을 받으며 주차장으로 향했다. 차에 탄 후 봉투를 열자 서류가
아니라 한 장의 종이조각이.

「결혼기념일 축하합니다. 오늘은 이대로 돌아가세요」

라고 쓰여져 있었다. 입사한 이래 처음으로 울었다.

그 다음 해, T과장은 친가의 가업을 잇기 위해서 퇴사했다. 송별회 자리에서 그 날 이야기를 꺼내며 인사를 하자

「그런 일이 있었나?」

하며 시치미를 뚝 떼기까지. T과장님, 지금쯤 건강히 계실까.
 


고등학생 무렵, 같은 반에 긴 생머리의 예쁜 여자애가 있었다.
성격이 조금 까탈스러워서 여자애들에게는 소외당했지만, 왠지 나와는 사이가 좋았다.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 솔직히 조금 기대했지만 아쉽게 초콜렛을 받지는 못했다.
그 날 저녁, 그녀가 아르바이트하고 있는 학교 근처의 찻집에 가서 커피를 주문하자 코코아가 나왔다.

「엥? 난 코코아 주문 안 했는데?」

그러자 그녀의 대답.

「코코아는 메뉴에 없어」

메뉴판를 열자, 거기에는

"핫 초콜릿"

그녀는 살짝 미소 짓고는 주방으로 가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