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1/21'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7/01/21 세계가 1시간 뒤 멸망한다면 (16)
  2. 2007/01/21 동생의 눈물 (18)


친구들이 모인 홈 파티에서, 앞으로 1시간 후 세계가 멸망한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테마가 화제가 되었다.

한 명이 말했다.

「나는 거나하게 술을 들이키고 자버릴거야. 세계가 없어진다면 깨어나 있어봐야 아무 의미가 없으니까」

다른 한 명이 말했다.

「나는 산 속으로 도망칠거야. 혹시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산 속이라면 최소한의 먹을거리는 있잖아?」

또 한사람이 말했다.

「나는 아내와 함께 침대에 들어갈거야. 마지막에 무엇인가 했다는 증거를 갖고 싶어」

「그렇지만 당신」마지막 남자의 아내가 말했다.

「침대에 들어가는 것은 좋지만, 그 다음 55분은 뭘 할건데?」

동생의 눈물

전파만세 2007/01/21 08:05

어릴 적, 동생이 동네의 어떤 큰 형에게 놀림을 당해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굵은 눈물을 흩뿌리며 집에
온 적이 있었다.

당시 우리 집은 맞벌이 가정으로, 어릴 적부터 둘이 있을 때는 동생을 잘 지켜주라는 부모님의 말씀대로
나는 동생을 끔찍하게 아끼는 형이었기에 그런 동생의 눈물을 본 나는 참지 못했고 주먹을 꼭 쥐고 곧바로
뛰어나가 그 큰 형에게 싸움을 걸었다.


당연히 이길 수 있을 리 없었다. 아니 애초에 이길 수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겁도 나지
않았다. 단지, 소중한 동생의 눈에서 눈물이 나게 한 녀석에게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화가 났을 뿐이었다.
설령 얻어맞아도 좋다고 생각했다. 그저 동생을 위해 싸운다는 생각 뿐이었다.

그리고 나는 역시나 그 형에게 무참히도 얻어맞았다.

하지만 대충 몰골을 추스리고 집으로 돌아온 나. 동생은 어디를 갔다왔냐고 나에게 물었다. 나는 단지 나가서
좋게좋게 이야기하고 왔다고 얼버무렸다.


그때 동생은 더욱 굵은 눈물을 흘리며 내 품에 안겼다.


"형...나...봤어..."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끌어안고 한참을 울었다.





이 이야기는, 2ch의 번역이 아니라, 어릴 적의 제 이야기입니다. 밤을 하얗게 지새우다 문득 생각이 나서
적어보았습니다. 당시에 꼬맹이였던 제 동생은 지금 수방사 헌병대에서 군 복무를 하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