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1/08'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7/01/08 충격 체험담 - 여동생의 결혼식 (15)
  2. 2007/01/08 귀여운 우리집 고양이 (8)
  3. 2007/01/08 역 앞의 종교녀 (4)


평소 여동생은 나를 무시하는 편이기는 했지만, 그녀는 자신의 결혼식마저도

「오빠처럼 칠칠맞은 못난이가 결혼식에 오면, 그이가 우리 집을 어떻게 생각할지 모른다」라는 이유를 들어

나의 출석을 강하게 반대했다. 부모님이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이냐며 출석을 권해도 심지어

「벌써 그이에게는 오빠는 예전에 죽었다고 말해뒀단 말이야!」라는 대답마저.

결국 부모님도 그 말을 들고는 어쩔 수 없다며 그렇게 하기로 했고, 어처구니 없지만 난 여동생의 결혼식에 불참
하게 되었다.

여동생의 결혼식 당일.

휴대폰의 전원을 끄고 집에서 멀리 오토바이를 타고 나가 근처의 바닷가로 향했다. 오토바이에서 내려 휴대폰을
확인하자 친척과 부모님, 여동생으로부터 굉장한 양의 문자 메세지가 도착해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서
찬찬히 내용을 살펴보자...

삼자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피로연에서 친척이 내가 없는 것을 보고 「OO는 왜 안 왔대?」하며 여동생에게
물었고, 옆에 있던 신랑은 또 그 질문을 듣고는「그게 누군데?」라고 여동생에게 물은 듯. 여동생은 대충 말을
얼버무렸고 그러자 신랑의 친척이「양다리 걸치고 있는 남자 아니야?」하며 취한 척 농담인 척 하며 말했다.

그리고 또 그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신랑의 아버지는「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여자라니! 어디 그런 말을!」
하며 크게 호통친 것을 시작으로 그 후의 피로연은 매우 살벌한 분위기로 진행. 현 단계에서는 여동생과 그 남편이
호텔로 자리를 옮겨서 이어지는 피로연을 계속했지만, 쌍방의 부모님과 친척은 호텔의 한 방에 모여 도대체 그
OO는 누구이며, 뭐가 어떻게 된 일인지 대해 서로 이야기하게 된 상황.

친척들과 부모님의 말이 맞지 않았기에 신랑 측에서는 계속 의혹만 증폭되었고 분위기가 심각해지자 결국에
부모님은 급하게 상대에게 사정을 설명해 달라며 나를 찾은 것이었다.

하지만 이미 여동생과 부모님의 어처구니 없는 행동에 완전히 뚜껑이 열려있던 나는 이렇게 말했다.

「그래, 못나서 동생 결혼식에도 못간 접니다. 그렇게 잘나신 분들이 친척에게는 왜 미리 사전에 말을 안 해두셨
  나요?  그래놓고 이제와서 돌아오라구요? 저는 이미 죽은 사람이라면서요?」

전화를 끊고 계속 오토바이를 타고 쏘다니다 결국 집에 돌아간 것은 3일 후.

부모님께 그 후의 이야기를 듣자, 여동생은 결국 사실을 전부 신랑에게 이야기했지만, "멀쩡히 있는 지 오빠를
죽었다고 거짓말하는 정신나간 여자"라는 사실에 더욱 격노한 신랑에 의해 결혼은 파혼이 되었다. 결혼식 비용과
피로연 비용도 전부 이쪽이 지불하게 되어 그 날 이후 여동생은 아예 방 안에 틀어막혀 버렸다.

마음 같아서는 욕이라도 퍼부어주고 싶었지만, 막상 또 그렇게 되자 오빠로서 여동생이 가여웠다.

결국 난 신랑측 집안에 찾아가 그 신랑에게 여동생의 무례하고 비상식적인 행동을, 무릎꿇고 고개를 숙이며 빌어
다행히 파혼은 다시 해소가 되었다.

후일담

* 나중에 인사차 신랑 댁에 다시 들리자, 사돈 어르신께서는「여동생을 위해 거기까지 할 수 있는 오빠라면
  참 됨됨이가 된 사람이다!」라며 감동, 눈물까지 흘리셨다.
* 여동생 남편은 여동생에게 사람 외모에 대해 그딴 식으로 행동하면 절대 안된다고 끝없이 설교.
* 여동생 남편의 여동생은 그 일로 나를 살짝 마음에 들어하는 눈치.
* 여동생과 남편은 다행히 이후 사이좋게 살고 있다.


상상하면서 들어주길 바래.


방에 상을 차려놓고 밥을 먹고 있었는데, 3개월 된 새끼 고양이가 먹고 싶었는지 몇 번이나 덤벼들었다.

그때마다 툭툭 치며 손으로 밀어내자, 결국 포기했는지 터벅터벅 자기 밥그릇을 향해 힘없이 걸어갔다.
방 문 너머로 사라졌으므로 안심하며 식사를 하려고 한 그 순간, 그 고양이가 엄청난 데쉬로 젓가락을
든 손을 향해 뛰어들어 왔다.

뭐 결국 그것도 가볍게 막아내었지만, 새끼 고양이 나름대로는 꽤 필사적으로 생각한 작전이었을 페인트
공격에 뒹굴면서 웃었다.


역전에서 한 종교녀에 말을 걸어왔다

평소같으면 당연히 거들떠도 안 보고 내 갈 길을 갔겠지만 상당히 예쁜 여자 아이였으므로 조금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저는 사람들을 기쁘게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저보다 다른 사람의 행복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너무나도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그렇게 말했기 때문에 나는

「그럼, 지금부터 저기 있는 러브호텔에 함께 가 줘. 난 그러면 정말로 행복해질거야」

라고 말하자

「··그건, 조금····」

이라며 도망갔다. 쟤네들 전부 다 거짓말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