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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1/28 NEET 탈출!! 막노동 아르바이트 시작!! (28)
은행잔고를 확인하면 눈물부터 차오르는 슬픈 현실을 타계하기 위해, 저는 지난 몇 주일간을 아르바이트
사이트와 씨름했습니다. 하지만 그다지 눈에 띄는 아르바이트는 없었고, 어쩌다 한번 눈에 띄는 것이 있어
연락해보아도 "이미 다른 사람 채용하기로 했는데...조금만 빨리 전화하시지. 죄송해요" 또는 "최소 3개월
이상 6개월 정도는 해주셔야 하는데. 단기 알바는 좀 곤란하네요"라는 말들 뿐. 불안감과 암담함만
하루하루 높아갈 뿐이었습니다.

프로복싱 플라이급 국내랭킹 6위까지 올라갔음에도 너무나도 암담한 국내 복싱계의 현실 앞에 무릎을
꿇고 결국에 NEET가 되어버린 친구(이 친구가 작년에 권투로 번 돈은 딱 한 경기, 그 파이트 머니였던
20만원 뿐입니다. 스폰서가 더이상 붙지 않는 국내 복싱계에서는 승패를 떠나 경기 자체가 잡히지를
않거든요. 국내 복싱계의 몰락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래서 전 그 친구에게 종종
"연봉 20만원"이라는 농담을 건내곤 했었지요)와 함께 항상 "야, 너 알바자리 구했냐?" / "아니" 하는
대화만 가끔 문자로 주고 받는 절망적 상황.

그리고 아시다시피 얼마 전의 뜻밖의 기회였던 만원권 신권 대리구매 아르바이트가, 금요일 낮부터
구름같이 모여들기 시작한 사람들에 의해 물거품으로 돌아간 이후! 친구는 모 대형 유통체인의 보안팀
으로 들어갔습니다. 저도 같이 하고 싶었지만 단기알바는 안된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홀로 남게된 저에게...
드디어 또 한번의 찬스가 돌아왔습니다.

친척분이 건설회사를 운영하시는데, 이번에 근처에서 병원 리모델링 건이 생겼다며 와서 일하지 않겠냐고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더이상 가릴 것이 없던 저는 곧바로 승락했고, 결국 저는 일을 하게되었습니다.

...막노동 을.

과연 "힘든 일"의 대명사로 쓰이는 노가다/막노동답게, 이거 정말 굉장합니다. 저는 리모델링 공사라고 하길래
그냥 막연하게 '조금은 편하지 않을까', '그래도 실내니까'하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게 또 그렇지도 않더군요.
일단 하는 일은 그냥 보통 노가다 현장하고 똑같고, 아니, 안의 벽이며 바닥이며 다 부수고 그것을 치워가며 하는
공사니까 어떤 의미에서는 더 안 좋은 환경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 게다가 야외현장이 아니라 실내 공사다보니
먼지가 정말 장난 아니네요. (특히 낡은 병원이라 천장이 석면인데, 그걸 부수고 치우고 하자니 이거 조금 겁날
정도입니다. 폐암행 KTX 탑승완료?) 마스크를 쓰고 해도 속이 매케하고 코가 콱콱 막히네요.

게다가 병원공사라서 아랫층에는 환자가 다 있기 때문에 공사기한을 늦출 수도 없는 실로 '시간과의 전쟁인 현장
+ 실내라서 비온다고 공치는 일 없다'라는 환경. 무엇보다 판판히 놀다가 갑자기 이렇게 힘든 일을 하려니 이거 뭐
요령이 있나 그렇다고 힘이 장사인가, 모두 아닌 만큼 무작정 이 악물고 용쓰며 자재 나르고 안에 부순 돌이며 쇳
덩어리며 다 옮기면서 이리 뛰고 저리 뛰다보니 팔에 알이 배겨 타이핑하기도 손이 벌벌 떨리네요. (그런 주제에
길게도 썼구만...)

그렇게 땀 흘리며 돈을 벌고 있습니다.

...근데 오늘 마침 휴대폰이 고장났네요. 이뭐, 피같이 번 돈이 허무하게 날아가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3줄 요약

1. 나 요새 노가다 뛴다. (고로 힘들다는 어이없는 이유로 포스팅이 다소 뜸해질지도 모른다)
2. 휴대폰 고장났다.
3. 모두들 힘내라고 응원해주세요.


개같이 벌어 정승같이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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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추가 - 현장에서 노동 중인 리라쨩 *